한겨레 1997.9.21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 부족, 장례 차질 등 유족 불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소장 김종열)의 부검의가 모자라 부검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족들이 장례를 제때 치르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주요 사건의 부검을 담당하는 부검의가 애초 6명이었으나 지난 6월 4일 4명이 사직 등으로 한꺼번에 떠나면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국과수는 이에 따라 하루 8건 정도 실시하던 부검을 4건으로 제한하는 한편 일선 경찰서 등에 부검요청을 자제하고 국.공립 병원을 이용해주도록 통보한 상태다.

그러나 국.공립 병원 가운데 서울대병원을 제외하고는 부검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는데다 강력사건의 부검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다보니 단순 변사사건의 부검은 뒤로 밀리기 일쑤여서 유가족들이 장례를 제때 치르지 못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김 아무개(29) 순경은 "얼마전 50대 남자의 부검을 하는데 10일이나 걸려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며 장례절차는 물론 신속한 사건종결을 위해 제때 부검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이에 따라 최근 신임 부검의 3명을 채용했으나 아직 경험이 적어 내년 쯤에야 본격적으로 부검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과수 강신몽 법의학부장은 "지난해 부검의 6명이 적정 건수인 2천건보다 700건이 더 많은 부검을 실시하는 등 비정상적인 운영을 해왔다."며 "오는 2000년에는 부검 수요가 3천건에 이를 전망이어서 부검의 정원이 현재보다 5명은 늘어나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원을 늘린다해도 급여가 대학병원의 70% 수준에 지나지 않는 등 근무 조건이 열악해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덛붙였다.

안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