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형사소송법 제222조에 변사체가 발생하였을 때는 그 지역을 관할하는 검찰청의 검사가 검시(檢視)하도록 규정지어 있다. 검사는 전문적 의학지식이 없기 때문에 의사의 검시(檢屍)를 요청하게 된다. 그리고 감찰의 제도가 실시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의사가 감찰의의 역할을 해야하므로 검시때 의사가 자기의 의무를 잘 이해하여 이를 충실히 시행함으로서 의사가 사회질서 유지에 참여하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것이기 때문에 성의껏 노력해야 하며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
1. 죽음의 선고
인간개체의 죽음으로 인한 사회적 및 법적 처리는 의사의 개체에 대한 죽음의 선고로 시작된다. 즉 개체의 죽음을 판단하고 이를 증명하는 것은 의사가 행한다. 죽음의 판단은 죽음에 대한 의학적 결정이며 죽음의 판정은 이를 근거로 한 법률적인 결정이다. 따라서 죽음이 판정됨으로써 그 개인은 법률적으로 사회구성원의 의무와 권리가 말소된다. 죽음의 정의와 판단기준은 사람의 권리와 의무의 발생 혹은 소멸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1) 죽음의 판단 및 생활반응
인체에 어떤 외적인자가 작용하면 생체는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반드시 반응하며 이를 생활반응(vital reaction)이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사후에도 남아 있기 때문에 생활반응의 유무로 보아 개체에 가해진 외인이 사전 혹은 사후였느냐를 구별할 수 있어 법의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시 되는 반응이다.
2) 죽음의 정의와 판단기준
죽음은 심, 폐, 뇌기능의 영구적인 정지, 즉 심폐뇌사설에 입각하여 정의되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심, 폐, 뇌는 그 기능이 동시에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 한 장기의 기능이 정지되고 일정한 기간 후에 타장기의 기능이 정지되기 때문에 죽음의 시점을 결정하는데 그 판단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3) 심폐기능설과 그 판단기준
이때는 '심장 및 호흡기능과 뇌반사의 영구적인 소실을 죽음이라 한다'고 정의한다. 즉 호흡운동과 심장박동이 정지되고 뇌반사가 소실된 것이 불가역적일 때 죽음을 판단하고 다시 24시간을 기다려서 죽음은 법적으로 판정되는 것이다. 심폐기능설로 죽음을 정의하고 판단하는데는 아무런 이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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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인(死因)
시체의 기왕력, 발견 경위 및 외표소견 등을 종합하고 시체발견 현장을 검사하여 사인을 정확히 규명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검안 만으로 사인규명이 불가능할 때 부검을 실시해야 하며 불확실한 사인이나 죽음에 동반되는 현상, 즉 심장마비 등을 사인으로 결정하면 안된다. 사인이 불명인 경우에는 사인불명으로 해야하며 죽음만 증명하면 된다.
1) 사인과 그 문제점
현재 사용되고 있는 사망진단서 및 사체검안서는 의료법시행규칙 제 11조에 따라 7호 서식에 의하여 작성된다. 즉 사인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작성한 국제 질병, 상해 및 사인통계 분류표에 의해 사인을 기재하도록 되어있다. 이 양식에 의하면 사인을 직접사인, 중간선행사인, 선행원사인의 3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이는 사망에 관련된 모든 사항이 진단서에 기재되기를 원해서이며 의사가 임의적으로 사인을 선택할 수 없도록 하는데 있다. 그러나 사인의 병명이 명확한 경우에는 선행사인의 기재는 불필요하며 진단서 양식에 충실히 하기위해 직접사인을 심장마비 등 사인이 아닌 죽음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현상을 기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제20차 세계보건기구 총회가 정의한 사인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질병, 병적상태, 또는 손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2) 직접사인과 간접사인
외인사 특히 손상이 사인인 경우에는 외상과 사인과의 관계를 가능한 한 분명히 밝혀야 한다. 즉 외상이 직접적으로 역할을 하였다면 선행원사인은 그 외상이 되며 원래 가지고 있던 질병이 외상에 의해 악화되어 사망하였다면 선행원사인은 그 질병이 된다. 원사인이 외상인가 질병인가에 따라 외상과 사인은 직접적인 관계인지 간접적인 관계인지를 구별하게 되는 것이다.
3) 사인의 우선
한 사체에서 사인이 될만한 병변이 두개 이상 있을 때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한다. 즉 병변이 생명유지장기에 있을 때 이를 우선으로 하며 여러 생명유지장기에 병변이 있다면 그 정도와 발생시간을 고려하여 순위를 결정한다. 또한 병변이나 손상이 경하여 단독으로 사인이 되지 못하나 그 수가 많아 여러 개를 합치면 사인이 될 경우 이를 사인의 합동(concert)이라하며 사인이 될 수 있는 병변이 여러 개이고 그 우선을 구별하기 곤란할 때 이를 열거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사인의 연립(coalition)이라 한다.
5. 사망시간
사망시각은 법률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망시각을 되도록 정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사망시 목격자가 없는 시체의 경우 사후 경과시간으로 역산하여 사망시각을 정한다. 사후 경과시간의 추정은 사후 시체에 일어나는 현상을 근거로 추정하는 것이 보편적이나 주위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시체의 각종 조직이나 체액을 이용하여 화학적, 물리적, 물리화확적, 조직학적, 생리적, 약리학적, 세균학적 방법으로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도 있다. 그외에 위내용물이나 방광내용물을 이용, 사망과 동시에 정지되는 현상을 근거로 사망시각을 추정할 수도 있으며 시체 이외의 현상, 즉 부패된 시체에서 구더기의 성장정도, 신문이나 우유의 배달상황, 시체와 관계된 시계 등이 참고가 되는 수도 있다.
6. 증거물의 채취
어떤 사건은 그 장소 및 시간과 필연적인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시체 또는 그 주위에 그 죽음의 원인 또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증거물이 반드시 있다. 따라서 범죄와 관련된 시체를 검안 또는 부검을 할 때 의사는 시체에 관한 의학적인 사항에만 집착하지 말고 시체에서 또는 그 주변에서 사건해결을 위한 증거물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시체 주위의 모발, 혈액, 인체의 분비물 및 배설물, 음식물, 담배꽁초, 지문 등의 유무를 자세히 관찰, 채취해야하며 위치가 이동된 시체라 생각되면 옷이나 신발에 부착된 이물을 채취해야 한다. 검안의 경우라도 신원을 모를 때 심장과 방광을 천자하여 혈액과 소변을 채취, 검사실로 보낸다.
법의학 세미나, 1989, 곽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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