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 년

   가톨릭 음악원내 최양업 기념관의 파이프 오르간 축성 기념연주회가 1 월 28 일에 열렸고, 여기서 그동안 연습과정에서의 갖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김동조(안드레아) 형제의 지휘와 고승희(세실리아) 자매의 반주로 페로시(Perosi) 의 미사곡 등을 부를 수 있었다. 이 해에는 송양호(베드로), 구은희(유스티나), 이용성(베드로) 형제등이 임원으로 수고하였다. 한편, 단원들이 지휘를 맡고 있는 성당의 성가대가 서로 순회 연주하는 품앗이를 시작하였고, 4 월에는 새남터성당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하였다.  

  5 월에는 남영철(세바스티아노) 선생님이 영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시어 예루살렘 경연대회의 준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였고, 9 월에는 수안보의 감곡성당에 가서 성당설립 기념연주회를 열였다.

   수차례의 참여인원 변경과 일정조정등 팔레스트리나 콩쿨로 가는 길은 로마때 보다도 험난하였다.  드디어 11 월에 28 명이 떠났고 로마에 이어 또다시 3 위 입상으로 만족하였지만, 성지순례와 갖가지 성당에서의 미사전례 및 성가합창을 총해 우리의 믿음을 굳게 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좋은 여행이었다. 직장사정등으로 10 여명은 먼저 귀국하고, 나머지 단원들은 내친김에 동유럽을 다니며 세상 다시 보기를 하기도 했다.

한편, 종교음악을 위한 경연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주최측, 주최국 등의 관계와 입장이 입상(이스라엘 합창단의 전종목 석권)에 영향을 주는 듯하여 개운치 않았다. 그러나, 연주당일 우리 노래가 끝나자 참가한 모든 합창단으로부터 가장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았으며, 입상발표 때에도 우리가 3 등이라고 발표되자 가른 합창단에서 오히려 위로를 해주기도 하였다. 어찌 되었든 세계 각국의 젊고(?) 순수한 사람들과 호텔 로비에서 매일 방을 새우며 노래와 춤으로 즐거웠던 순간들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