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글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는 정치, 사회적인 변화를 겪어 오는 동안에 간간이 발생한 사망사건과 더불어 감정과 검시제도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어 왔다. 그런데 과거에도 몇몇 기관에서 검시제도에 관한 조사 및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제도상으로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었다.
한편 요즈음 와서는 이식외과의 기술면에서의 발달과 함께 뇌사 및 장기이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기이식에 관한 문제는 검시제도와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 문제들에 대하여 많은 발전을 이룬 일본의 제도를 고찰해 봄으로써 우리에게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2. 변사체, 이상사체의 취급과 관련된 실태 및 문제점
일본에 있어서 사망자의 취급은 의사법, 사체해부보존법에 사망진단서(사체검안서)의 발행, 이상사체의 신고, 사체해부, 감찰의 제도 등이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법률은 후생성건강정책국에서 소관하며 필요에 따라서 관계관청, 지방자치단체와의 조정을 하면서 운용하고 있다.
의사법 제 21조는 "의사는, 사체 또는 임신 4개월 이상의 사산아를 검안해서 이상이 있다고 인정되었을 때에는 24시간 이내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정해져 있으며, 의사의 이상사체신고의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신고된 사체에 대해서는, 경찰서는 그 사체의 검시를 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경우 의사의 입회가 필요하다. 이 검시를 행정검시라고 한다.
입회하는 의사는 일반임상의사이기도하고 감찰의라고 불리는 의사이기도 하다. 감찰의 제도가 있는 지역에서는 감찰의가 이 검시의 입회를 하는 일이 많다. 이러한 의사들의 판단에 의하여 사체의 해부가 필요할 때에는 해부를 하게 되는데, 감찰의가 해부를 하는데에는 별 문제는 없지만 기타의 경우에는 절차가 있다. 해부가 필요없는 경우에는 사체검안서가 작성되고 경찰서 검시제의 압인이 되어서 화장된다.
일본에서는 경찰에 통보되는 이상사체가 교통사고를 포함해서 연간 8만 수천건에 달하며 전체 사망자수의 약 11%인데, 이 수치는 미국의 매사추세츠주에서는 22.7%, 샌프란시스코에서는 52.9%의 사망예가 검시관에게 보고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낮은 편이다. 일본과 미국은 사회제도나 문화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수치에 있어서의 차이는 일본에 있어서 '이상' 이라는 개념에 대한 인식이 아직 깊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이상사체'의 개념은 오로지 범죄수사를 염두에 둔 형법, 형사소송법의 '변사자' 개념보다는 넓다. 그런데도 일본의 판례에서는, 범죄수사와의 관련을 중시하고 있는 경향의 있다.
이상사체신고를 받고, 그 사체가 범죄에 관계가 있는가 어떤가 알 수 없을 때, 또 그 의심이 있는 경우, 이것은 변사로서 사법경찰관이 검찰관에게 보고하고 검찰관 또는 그 대행으로서 사법경찰관, 검찰 사무관이 의사의 입회하에 사체를 검시한다. 이것이 사법검시이다.
1959년 9월 이후에는 각 도도부현(都道府縣) 경찰본부에 '형사조사관'을 두게되었다. 형사조사관(검시관리관으로 개칭한 곳도 많다)은 감식과 수사의 경험이 풍부한 경찰관 중에서 선발하여 법의학교실에서 연수를 받게 한후 임무를 부여하게 되는데, 제일선에서 변사체(광의)의 보고를 받고, 필요에 따라서는 의사의 검안에 입회하여 의사의 의견을 듣고 사법해부의 필요가 있는지 어떤지의 판단을 행하고 있다.
각 의과대학의 법의학교실에서는 주로 사법해부를 실시하고 있으며, 통상 행정해부는 행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의 원인에 의한 급사례를 경험할 기회가 극히 적어서 법의전문가의 양성에 있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전체의 사체 취급상황을 살펴보면, 경찰이 1989년에 취급한 사체수는 약 68,000건으로서 이중 상황조사와 검증을 행한 것이 약 2,000구 사법검시를 행한 것이 약 13,000구, 행정검시를 행한 것이 약 53,000구이다. 이중 해부가 시행된것은 전체에서 약 9,100구이다. 그 내용을 보면, 행정 검시에 수반된 것(행정해부)이 약 5,100구, 상황조사와 검증에 수반된 것 및 사법검시에 수반된 것(양자를 합하여 사법해부라 함)이 각각 약 1,500구와 약 2,500구가 된다.
행정해부의 실태를 보면 1989년중 감찰의 제도 시행지를 관할하는 5도부현경찰에서 행정검시수는 약 22,000구이고 이중 행정해부실시수는 약 5,000구, 그 이외의 도부현경찰의 행정검시수는 약 31,000구이며 이중 행정해부실시수는 100구로서 행정해부실시수는 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또 전자의 행정해부실시수 중 약 80%를 감찰의가 집도하였다.
경찰이 취급한 사체중, 신원불명사체에 대해서는 통상의 검시만으로써는 사건내용의 판단을 하는 것이 곤란해서, 해부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다른 일반 사체에 비해서 많다. 신원불명사체에 대해서 사법해부를 행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에는 원인규명 등 수사활동에 특별한 지장이 생기지 않지만, 행정해부를 행하는 경우에는 유족의 승락을 사실상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사체해부보존법 제 7조 1호에 의하여 사망확인 후 30일을 경과한 후가 아니면 행정해부를 행하지 못하고 사인규명이 늦어지게 된다. 이러한 경우, 감찰의 제도가 있는 지역에서는 유족의 승락없이도 행정해부를 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사체해부보존법 제 7조 3호) 사인의 규명이 속히 이루어진다.
감찰의 제도가 있는 지역에서는 감찰의에 의한 행정해부 중에 사인이 범죄에 기인한 의심이 생긴 경우에는, 곧바로 감정촉탁에 의해서 사법해부로 절차를 바꾸는 것이 용이하다.
이상사체로부터의 장기제공에 관하여는, 각막과 신장의 이식에 관한 법률에 "의사는 변사체 또는 변사의 의심이 있는 사체로부터 안구 또는 신장을 적출해서는 안된다."라는 조문이 있다. 이 조문으로는 분명한 비범죄사체는 장기제공자가 될 수 있다고 해석되지만, 그렇다면 분명한 범죄사체란 어떠한 것으로 보아야 할까 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검시제도와 관련하여 경찰청의 부속기관인 과학경찰연구소에서는 범죄사건의 과학수사, 소년비행의 방지, 범죄의 예방, 교통사고의 방지 등에 관한 연구, 실험과 그 연구성과를 응용한 감정, 검사를 행하고 있는 외에도, 감정기술에 대한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과학경찰연구소는 도도부현 경찰을 위시해서 검찰청, 재판소(법원) 등으로부터 촉탁을 받아서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감정, 검시를 행하고 있으며, 1990년의 처리건수는 법의학 관계가 84건, 화학관계가 50건, 문서와 위조통화가 280건, 총기관계가 745건, 공학관계가 85건, 계1244건이었다. 과학경찰연구소에서는 부속 법과학연구소에서 도도부현 경찰의 감식, 감정기술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법과학 연구소의 연수과정은 양성과, 현임과, 전공과 및 연구과로 나누고 1990년도에는 연수생 234명에 대해서 법의학, 화학, 공학, 문서, 거짓말탐지기, 지문, 사진, 족흔적에 관한 교육훈련을 시행하였다. 그 외에도 과학경찰연구소에서 화학, 화재, 폭발, 문서의 각 부문에 대해서 감식과학 연구발표회를 개최하고 연구성과의 발표 및 질의 응답을 통해서 지도, 조언을 행하고 감식 및 감정기술 등의 향상에 노력을 기울였다.
3. 감찰의 제도는 1946년부터 실제로 시행되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은 당시 미군의 명령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후 1949년부터 사체해부보존법 제 8조에 감찰의를 두고 변사체의 검안을 하게 한 것이 현재까지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감찰의제도(medical examiner system)가 설치되어 있는 지역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으며 현재 토쿄(23구),오오사카, 요코하마, 나고야 및 고베의 5개 도시이다.
법의학 세미나, 1992, 박 의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