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검시제도의 실태와 최선의 방안


경찰, 1996

현행 검시 제도의 실태

현행 검시제도의 실태는 행정 검시와 사법검시의 두가지로 나누어 보기로 한다.

가. 행정 검시제도의 경우

현재 우리는 범죄에 기인되지 아니한 경우의 검시제도로 행정 검시제도를 두고 있으나, 현실 운용면을 살펴보면 거의 유명무실해진 경우를 볼 수 있고, 심지어는 제도자체에 대한 인식이 없는 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금번 이러한 제도 자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하는 면에서라도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사례)

최근 모 책자에서 '경남 지역의 지리산 계곡에서 3인의 학생이 수영미숙으로 익사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바, 현지는 검찰 지청도 멀고 해서 사건처리에 무척 애를 먹어 수사권 독립을 해야겠다'는 어떤 선배제현의 글을 읽고 필자는 우리 업무처리에 있어서 아직도 본 제도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직원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본 제도의 편의점을 되개겨 보고 적극적인 활용으로 주민생활민원 처리에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상기 사례'에 대한 처리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파출소에서는 변사사건 발생보고를 하고 보고를 받은 본서에서는 발생개요를 면밀히 파악, 다시 파출소로 형사 수사과장이 결재과정에서 '행정 검시 처리하라'는 지침으로 지휘관의 결재를 득해 하달하면, 파출소장은 행정검시처리 제도의 처리요령을 숙지, 행정검시조서를 양식에(경찰청 예규 제92호, 1992. 10. 30) 의거 작성하고, 의사검안서, 유족의 사체인수서를 첨부하여 본서에 보고하면 된다.

보고를 받은 본서에서는 수사 형사과에서 행정검시 결과보고서를 작성, 지휘관의 결재를 득해 철하고, 행정검시 색인부 작성비치 후 검사의 유치장 감찰시 제출, 확인서명을 받으면 본 변사사건 처리는 완료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제도는 앞에 기술했듯이 검찰의 소재지가 멀고 신속한 사체처리를 위해 규정했지만, 본래의 취지는 불행을 당한 주민의 어려움을 신속히 처리해서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데 있다.

나. 사법 검시의 경우

금번 전국적인 관심사항이었던 광주 서부경찰서 관내 '붕어빵 부부 살해 사건의 사체발굴과정'에서도 느꼈듯이 일요일 오전 현장동행을 바라던 우리의 요구에 대부분의 의사들이 난색을 표시해서 업무처리에 곤란함을 느꼈다.

이는 광주 서부경찰서의 경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고 전국 경찰서의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 모두가 겪는 어려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경찰공의에 대한 사회의 낮은 인지도와 제도적 보장미흡, 현장검안을 위한 출장에 따른 극히 미미한 경제적 보수, 체계적인 법의학 상식의 부족 등이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경우에 우리 자체에 전문인력이 전무하다는 것은 다른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의 현 실정을 살펴볼 때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한다.

특히,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산간오지의 변사체에 대하여 환자가 많은 진료시간대에 출장의뢰를 할 때면 부탁하러 갔던 형사 자신 스스로가 당황해지더라는 푸념을 듣고 보면 이러한 현실에 대해서 이제껏 그냥 넘겨 버렸던 필자 자신 역시 미안한 감을 감출 수가 없다.

그리고 예산면을 살펴보면, 부검비가 현재 1구당 20만원, 검안비가 1구당 3만원으로 규정되어 있어 부검비의 현실화는 어느정도 이루어졌지만 검안비는 아직도 미흡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따라서 현장의 수사관계자들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요구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선의 검시방안

현 우리의 실정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방안에 대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앞에서 자주 언급했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행정 검시제도에 대해 모든 경찰관이 철저히 숙지하고, 시행의 반복 등으로 주민의 편익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겠다.

특히 전국 각서 형사주무관 스스로 이 제도의 장점을 길이 살릴 수 있도록 직원 교양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주어진 제도에서나마 주민에게 봉사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사법검시제도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완책이 따라야 한다.

첫째, 우리와 같은 현실에서는 도시권과 농촌권을 분리하여 경찰 공의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즉 도시권은 일정한 구역에 경찰공의 2 - 3인을 두고, 농촌권은 몇개 지역을 묶어 경찰 공의 2 - 3 인을 두는 제도가 바람직하지 않나하는 의견이다.

이러한 제도 시행에 가장 우선적으로 부각되는 문제는 예산확보와 경찰공의에 대한 낮은 인지도, 우리 경찰의 사체 처리에 대한 전문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예산문제는 전국적인 시행보다는 몇 개 지역에서의 시범운용으로 장단점을 보완하고 필요성을 역설하며 여론 활성화를 기한다면 최초 예산 확보가 문제되겠지만,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경찰공의에 대한 사회의 낮은 인지도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에서와 같은 법의관 또는 검시관제도처럼 일정한 사법권(범죄의 의심이 있는 사체에 대한 검시권, 법원의 영장없이 사체 해부권 등)을 부여, 중요성을 인지케 한다면 공의 확보면도 해결되리라고 본다.

또한, 우리 경찰 자체의 사체 처리에 대한 지식 함양은 각종 교육시 수사교육과정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 지속적으로 기본 및 재교육을 실시한다면 이러한 제반 문제점이 해결되리라 본다.

둘째, 경찰 자체의 인적 자원으로 각종 사체 검시에 관한 제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방안으로는 현재, 각서의 감식요원을 1인으로 한정하지 말고 경사 경위급 2-3인으로 조정하여 감식요원에 대한 전문화 과정을 신설, 요원에 대해 법의학 기초과정(대학 연수제도 신설), 변사자 처리 및 자타살 판별교육, 최초임장권 등을 부여하여야 한다.

또한 업무수행 과정에 수사 형사분야 전종 근무조치 및 기동대 동원, 타부서 근무 배제 등을 조건으로 육성한다면 현재와 같은 초동수사에의 각종 실패사례와 같은 우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제도 역시 부검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의에게 의뢰하게 하고 최초의 임장에서 갈수록 지능화되어가는 각종 강력 사건에 적극 대처하는 한 방안이 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