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운더 교수, "법의학의 초점은 인권보호"
"법의학은 범죄자를 잡기 위해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인간에 대한 폭력이나 고문을 방지하는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7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열린 `한.영 법과학 심포지엄'에 참석차 방한한 법의학의 세계적 권위자 데릭 파운더(51) 영국 던디대 교수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의문사진명규명위원회의 활동소식을 듣고 이같이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자문역할을 하고 코소보와 르완다 등 대량학살이 자행되는 곳을 방문,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법의학의 발달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고문과 폭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덴마크의 법의학자들은 전기고문에서의 신체적 손상을 밝혀내고 터키는 영상기법을 이용, 발바닥의 섬유 및 지방조직 손상을 연구해 고문을 줄이는데 크게 공헌했다는 것.
파운더 교수는 "한국이 인적자원은 뛰어나지만 아직까지는 법의학이 정치와 수사권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하는 제도적인 문제 때문에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의 법의학자들이 수용소에서의 고문과 폭력을 밝혀내고 르완다, 코소보 등지의 대량학살 증거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도 법의학자들의 자유로운 연구활동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법의학이 완전히 독립된 기능을 발휘한다면 현재 진행중인 의문사진상규명활동은 물론 또 다른 의문사 예방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경우 법의학자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데 무한한 가치를 발휘한다"며 "하지만 법의학자들 스스로도 윤리적인 의무감을 가지고 감정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심포지엄에는 파운더 교수 외에도 로버트 앤더슨 박사가 `법화학의 새로운 도전과 해결책'을 발표하는 등 법의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3명이 참석해 강연한다.
[연합뉴스] 2000.12.07
김대호 기자 daeho@yonhap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