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同行)

수원 성빈센트병원협의회 회장 황기철

태동

효원(孝原)의 도시 수원! 그 한가운데 위치한 가톨릭 대학 성 빈센트 병원 -1987年 3月 20日 당시 총무 과장을 주축으로 20여명이 모여 결성된 이래 15年이라는세월이 흘렀다. 당시에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라는 이름이 생소할뿐더러 정확히무슨 일을 하는 단체인지 모르는 회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250여명의 명예회원과 15명의 활동회원들이 나름대로 소명의식(召命意識)을 갖고 열심히 뛰어 다니고 있다. 그 결과, 병원 내 우리 협의회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생기면 가장 먼저 우리를 찾는 협의회로 성장을 거듭하였다.

신나게 일하며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우리는 어디든 달려간다. 비록 작은물질, 작은정성이지만 그 분들에게는 의지가 되고 힘이 된다고 느꼈을 때, 환한 미소로 고맙다는 인사로 화답이 올 때.... 얼마나 가슴이 뜨거웠던가?! 진정 낮은 자로 오신 그리스도를 조금이나마 닮으려고 노력했던 우리들의 모습이 주마등(走馬燈)처럼 밀려온다. 부끄럽고 송구스럽지만, 그간의 활동들을 지면을 통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자식들의 봉양(奉養)을 받을 연세(年歲)에 95세의 시어머니를 홀로 간병하며 생활하시는 88세의 할머니 댁을 방문했을 때, 비수가 가슴에 와 꽂히듯 기가 막혔다. 청소, 빨래, 방충망을 해 드리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왜 그리 무겁던지......

환자(患者)의 날 행사 때, 중환자실에서 몇 달씩 병마와 처절한 싸움을 하는 환우(患寓) 들을 위해 두 팔을 걷어올린 채 발을 정성껏 씻겨 드리고, 힘내라고 함께 기도하며 용기 를 불어넣어 주었던 일.

우리들의 작은 정성으로 마련한 장애인(障碍人)들과의 성지순례(聖地巡禮). 삶의 희망으로, 기쁨으로 넘쳤던 그들의 환한 모습들....

매년 봄, 가을이면 우리들은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다. 주방, 빨래방, 김장 준비 등.. 노력 봉사를 끝내고 돌아올 때, 비록 몸은 고되지만 마음만은 기쁨으로 가득 차곤 한다.

매년 연말이면 불우이웃 돕기 "일일 찻집"을 한다. 이 행사는 빈첸시오 행사 中 하나로 자리매김되었다. 모두 하나 되어 도와 주시는 고마운 은인들..... 이 지면을 빌어 회장으로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매월 첫째 목요일은 성체 조배를 통해 행여 몸과 마음이 나태해지지나 않을까 반성하고 새로운 한 달을 좀더 성실히 살 것을 회원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다짐해 본다. 매달 후원 회비를 내 주시는 명예회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마음으로 원내 메일을 통해 분기별 활동보고, 회계보고, 공지사항 등을 알려 드리고 있다. 게시판을 통해 협의회의 투명성과 신뢰성은 오히려 비 회원인 직원들에게도 좋은 홍보 매체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고비가

15年이라는 세월을 지나오면서 언제나 기쁨과 활력이 넘쳤던 것만은 아니었다. 누구나 인생의 곡선(曲線)이 있듯이 우리에게도 추락(墜落)의 선이 있었고, 커다란 위기를 겪기도 했었다. 누구나 열심히 해 나가던 일도 때로는 회의(懷疑)에 젖어 들 때가 있는 법!! 회원들 하나 하나가 흩어져 두 번씩이나 해체(解體)의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그러나, 말 없이 매달 천원, 이 천원씩 내어 주시는 명예회원들의 모습을 보며, 실천하는 행동이 참으로 귀중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나 둘 회원들을 다시 모았고 열심히 기도하며 실패를 발판 삼아 지난 3월 20일 교직원 미사에 감사 미사가 봉헌(奉獻)되었고 창립(創立) 15주년의 기념 행사도 치를 만큼 어엿한 봉사 단체가 되었다. 우리 회원들은 단결을 위해 오는 5월 제주도에서 자연 피정 겸 회원 단합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이렇게 우리들은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넘어지며 달려왔다. 큰 것보다도 작은 것을 추구하며, 소리 없이 드러나지 않으려 우리는 소망한다. 영적인 힘으로 무장하여 세상을 비추는 별이 되어 힘들면 힘든 대로, 활동이 불타오르면 불타오르는 대로 성 빈첸시오 성인의 정신을 이어 갈 것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주님의 영광을 위해! 우리는 계속 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