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의 사체에 나타난 사망시간 (검사의 논고, 1996.2.15.)


(1996년 2월 23일 1심에서 이도행씨에게 사형선고 내려지기 직전 검사의 마지막 논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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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에서 피해자들의 사망시간이 갖는 증거가치는 결정적인 것입니다. 피고인이 자인할 수 밖에 없고, 아파트 경비원 등 관련자들의 진술에서도 들어나듯이 1995. 6. 11. 21:00경부터 그 다음날인 6.12. 07:00경까지 범행 현장인 아파트에서는 피고인 만이 피해자들과 함께 있었고 타인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들이 그 시간대에 사망하였는지, 아니면 피고인이 출근한 이후에 사망하였는지가 피고인의 범행 여부를 판가름하여 주는 결정적인 요소라 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의 사체에 대한 감정은 국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3개의 기관, 즉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울대학교 법의학교실(대표 법의학자 이정빈),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대표 법의학자 황적준) 등에서 실시하였으며, 그 감정결과 일치하여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출근시간인 1995. 6.12. 07:00경 이전에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검시의 권일훈은 법의학의 여러 학설을 망라, 종합하여 보면 사망시간이 1995. 6. 11. 23:30 - 6.12. 06:30 경이라 하고, 오랜 감정경험과 지식까지 종합한 서울대학교 법의학교실의 이정빈 교수 및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 황적준 교수에 의하면 사망시각이 각 1995. 6. 11. 마지막 저녁식사 이후부터 6.12. 04:35경 사이 및 1995. 6.11. 23:30 - 6.12. 04:00경이라는 것입니다. 그 결과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1995. 6. 12. 07:00경 출근하기 훨씬 전에 사망한 사실, 즉 바꾸어 말하면 피고인이 출근 전에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현장을 위장한 사실을 명백히 입증하고 있읍니다.


위 3개의 법의검시기관의 감정은 각 독자적으로 이루어졌고, 사체를 다각도로 정밀하게 촬영한 비디오테이프, 사진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사체부검, 감정결과 등을 자료로 위 법의학자들이 사체를 직접 검증한 것과 마찬가지의 환경에서 감정이 이루어졌으므로 그 감정의 공정성 및 정확성을 의심할 수 없는 것이며, 적어도 이 사건에서의 사체감정 결과야 말로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총결산이라고 하겠읍니다. 이 감정은, 사체가 더운 물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실시할 수 없는 사체의 직장온도변화측정을 제외하고, 사체의 시반, 사체경직(시강), 위내용물의 소화상태 등 피해자들 사체에 나타난 가능한 여러 현상을 종합하고 100여년의 법의학 연구성과를 망라하였으며 감정한 법의학자들의 오랜 경륜과 지식을 총합한 결론인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감정의 정확성은 "이 사망사건 대에 대한 감정이 정확하지 않다면 100여년 간의 연구성과가 망라된 각종 법의학 이론들은 폐기되어야 할 것이다"는 내용의 황적준 교수의 진술(수사기록 2권 46-54정 검사 작성의 참고인 황적준에 대한 진술조서) 및 "본인의 지식과 경험으로는 피해자들이 1995. 6. 12. 07:00이후에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없다"는 내용의 이정빈 교수의 진술(1996. 1. 4. 제 10회 공판조서 중 증인 이정빈에 대한 증인 신문조서)에 잘 드러난다 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이 그 아파트 안에서 누군가에 의하여 살해된 그 시간에 그 아파트에 있던 유일한 사람이 바로 피고인이므로, 경험칙상으로 피고인 이외의 사람이 피해자를 살해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며, 따라서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피해자들의 살해범은 피고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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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법의학자도 현장에 가야한다


사형제도에 대한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