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검시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야 한다.
검시 전문가(검시전문의 및 검시조사관)를 양성하기 위하여는 이에 적합한 제도를 마련하고 사회.경제적으로 이들을 지원하여야 한다. 업무의 범위,업무의 순환, 업무의 난이도 등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수평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약 200만 인구인 미국 San Diego County의 경우, 법의관 8명, 조사관이 15명으로 검시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인원이 23명이며,
인구가 1,000만 정도인 일본 동경검찰의무원의 경우 검찰의 46명(상근 의사 10명, 비상근 의사 36명), 검찰의보좌 16명 등 62명으로 인구 10만~20만 명당 검시전문가가 1인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인구4,300만명의 우리나라에는 200명 내지 400명의 검시전문가(검시전문의 및 검시조사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인구 약 2,000만 명 정도를 관할하고 연3,000건의 부검을 시행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경우 의사는 고작 8명뿐인 실정이며, 남부 분소 및 각 대학 법의학교실의 법의학 교수를 합하여도 전국적으로 15명 내외 불과하며, 검시조사관은 전무한 실정에 있다.
검시란 복지국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면서도 일반적으로 기피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국가적, 국민적인 적극적 지원이 없이 이들을 양성하고 업무에 정착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변사사건의 검시조사를 평생의 업으로 하는 검시조사관제도는 하루 빨리 도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수사능력을 가진 수사관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의학 및 법의학 교육을 시키거나, 그 반대로 간호사 또는 의료기사 등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수사 및 검시 조사에 대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나. 검시제도는 어떠한 방향으로든지 개선되어야 한다.
우리 나라의 검시제도는 많은 맹점을 안고 있으며, 변사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적합하지 못하므로 어떠한 방법으로든 개선되어야만 한다.
미국의 법의관제도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보다도 검시조사와 부검의 통합적 운영이다. 검시조사와 부검은 서로 따로 굴러가는 두 개의 바퀴가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어 변사 사건에서 가장 진실에 근접된 결론으로 이끌고 가는 두 바퀴인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전문가를 양성하고 신속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검시제도는 원시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법제도가 발달할수록 검시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므로 국가나 지방정부는 우리나라 또는 각 지방에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알맞는 검시제도를 확립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개선의 방법으로는 (1) 법의관제도를 시행하는 방법과 (2) 현재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검시의 진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각 지역을 관할하는 법의관을 두어 고유의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검시를 전담하게 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하겠다. 즉, 검시조사와 부검 등 검시업무를 통합적으로 관할하는 검시사무소(가칭)를 설치하고 그 장인 검시책임자로는 검시조사관이나, 검시전문의 등 검시전문가를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는 중앙정부에서 각 지역벌로 법의관을 임명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고 있는 만큼 민선지방정부의 장이나 지방의회의 직속하에 두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면적은 좁기 때문에 대도시로부터 법의관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는 미국의 경우,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10개 주 중 7개 주가, New York, L.A. 등 10대 도시 전부가 법의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서도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지역에서 현재 국립과학 수사연구소 법의학과의 의사를 법의관으로 하고, 서울 지역의 각 대학의 법의학 교실, 병리학교실의 교수를 비상근법의관으로 부검을 담당케 하며, 조직을 확대 개편하여 법의조사관은 우선 연구소의 부검보조원과 지방경찰청의 감식담당자 등을 훈련시켜 충원하며 서울 지역에서는 만족하지는 못하나 가능하리라고 본다.
현 제도를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한다면 검사가 변사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도록 하는 데 있어 법의학자가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즉, 대검찰청이나 각 지방검찰청 산하에 검시 사무소를 두어 검찰의 책임자가 그 장을 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에는 물론 검시업무를 실질적으로 보좌할 수 있는 검시전문가를 부책임자로 하여, 그 장은 미국의 검시관과 같이 행정 및 대외적인 업무만 담당하고 검시 실무분야는 부책임자에게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는 미국의 개선된 검시관제도와 매우 유사한 형태가 되나 독립성에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