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1995년 6월 12일 오전 8시40분~9시경 서울 은평구 불광동 소재의 M APT x동 7xx호 안방에서 원인 모를 화재 발생. 주민의 신고(오전 9시24분)로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안방 장롱 안에서 난 불은 장롱일부와 옷들과 커텐과 벽지 일부만을 태운 후 거의 꺼진 상태로 발견되었고,

화재 수습 후 소방관에 의해 이씨의 부인 최수희씨(치과의사, 당시 30세)와 한 살 박이 딸 화영 양 등 두 명이 화장실 욕조에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이 집의 가장인 이도행(외과의사, 당시 33세)씨는 자신의 병원 개원 첫날에 맞춰 일찍 출근한 뒤였다.



경찰에서는 이도행 씨와 전씨(인테리어업자, 당시 33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이도행씨는 경찰에 의해 약 7차례의 밤샘 수사를 통해 자백을 강요받았다. 그 후 국내 부검의의 법의학 소견서를 근거로 오전 7시 이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함과 동시에 전씨의 애인(당시 자신의 회사 여직원)에 의한 알리바이 진술을 인정, 전씨를 용의자 선상에서 배제하였다.

이도행씨와 최수희씨

1995년 9월 2일 은평경찰서는 치과의사모녀 살인사건의 범인을 남편인 이도행씨로 결론짓고 이씨를 살인 및 현주건조물 방화혐의로 구속했다.

그후 10월 1차 공판이 진행된 이래 5개월간의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1996년 2월 23일 서울지법 서부지원 407호 법정에서 이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되었다. 1심 재판부가 가장 중요하게 인정한 증거는 법의학자들의 감정에 의한 사망추정 시간이었다.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난 후 가족들은 이 사건의 억울함을 천주교인권위원회에 호소하였다.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는 면담과 자료 검토를 통해 그의 무죄를 확신하게 되었고, 운영위원들의 결의로 이 사건을 맡기로 결정하였다. 아울러 이사건의 항소심 변론은 위원장인 김형태 변호사가 맡게되었다.

2심에서 변호인단은 잘못 인정된 화재 발견 시각 및 사망 추정시각을 방대한 자료검토와 외국 법의학 저서들을 근거로 하여 검찰 증거의 불확실성을 증명해 냄으로써 1996년 6월 26일 이씨는 무죄로 석방되었다.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선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이 가지 않는 엄격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피고인의 유죄를 추정케 하는 여러 가지 정황들이 있으나 모두 증명력에 대한 의문이 있고 그밖에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여러 정황들도 있으며 직접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996년 7월 1일 서울고검은 이 사건을 다시 대법원에 상고하였고 1998년 11월 대법원은 '간접증거라도 종합적인 증명력을 고려할 때 유죄증거가 될 수 있고, 사건심리도 불충분하다'는 취지로 2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다시 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1999년 초부터 이도행 씨는 고법에서 여러 차례의 재판을 다시 받았으며, 지난 10월 19일에는 세계적인 법의학자 토마스 크롬페처 교수가 내한, 사망 시각이 이도행씨 출근 시각인 7시 이후일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고 증언하였다. (소견서)

2000년 2월 16일과 24일에 화재 재현 실험을 시행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전문가인 윤명오 교수가 6월 19일 증언하였다. (증언내용)

2001년 2월 17일 이도행씨는 환송심에서 다시 무죄를 선고 받았다.

"피고인의 범행동기를 쉽게 인정할 수 없다는 점, 사망시각 또는 사망시간대의 추정에 관한 검찰 제출의 사체 현상에 관한 각 증거에 유죄의 증거가치를 부여하기에는 부족한 점, 이 사건 화재가 피고인의 출근 이후 발생하였다고 보여지는 점, 피고인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거나 거짓으로 보이는 일부 내용은 유죄의 증거로까지 인정하기에는 부족한 점, 그리고 오히려 최수희의 콘택트렌즈, 한약봉지 관련 내용 등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보이는 정황도 상당 부분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유죄의 각 정황만으로는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하기에 의문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제3자의 범행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무엇보다도 이 사건 화재가 피고인의 출근 이후 발생하였다고 보여지는 점은 도저히 납득될 수 없다), 결국 여러 가지 유죄의 간접사실 내지 정황을 인정할 수 있는 간접증거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그 종합적 증명력이 위 공소사실을 진정한 것이라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이 인정할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볼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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