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성 시반인가 이동성 시반인가?
이도행 사건에 대하여 감정서를 낸 검사측 법의학자 세 분 중 두 분이 사체를 보지 않았습니다. 두 분의 의견은 양측성 시반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사진과 비디오 등을 보내어 외국 각지의 저명한 법의학자들에게 의견을 구하였습니다. 아래 세분의 의견은 사진과 비디오에서 확인하니 이동성 시반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편의상 1, 2, 3으로 구분하였습니다. 1. 비록 시반에서 양측성 시반으로 보이는 약간의 징후 (우측 대퇴부)가 보이기는 하지만 이는 거의 이동성 시반으로서 볼 수 있다. 이동성 시반은 사후 8시간 이내에서 보이는 것으로 이는 검사측이나 피고측의 의견 모두에 일치한다. 2. 시반의 이동에 관한 관찰은 사망시각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반은 중력에 의해 사체의 아래 부위에 만들어집니다. 만약 시반이 형성된 후 사체를 뒤집어서 시반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새로운 부위에 생기면 이동성 시반(complete shifting of lividity)이라고 합니다. 만약 원래 부위에서 옅어지기만 하고 새로운 부위에 약하게 생기는 경우를 양측성 시반(incomplete shifting of lividity)라고 합니다. 간혹 시반의 조각들이 엉뚱한 곳에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시반이 이동성인지 양측성인지를 판단하는 데 써서는 안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이러한 엉뚱한 부위, 우측 대퇴부에 시반이 형성된 것을 보았습니다. 이 사실만으로 가슴이나 배 등 넓은 부위의 시반이 흐려진 것이 아니라 완전히 사라진 것을 잘못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저의 의견으로는 양측성 시반이 아니라 이동성 시반입니다. 3. 현장을 찍은 비디오테이프와 사진에서는 부인의 사체의 앞면에 약하게 반점모양의 시반이 보인 반면에 어린이에서는 시반이 강하게 나타나 보였습니다. 이에 비교하여 부검시 사진에서는 부인의 사체에서 시반이 등으로 이동하여 더 강하게 생겼습니다. 부검시의 사진에 우측 대퇴부에 현장 비디오 테이프와 사진에서 확인되는 팬티의 선을 따라 바깥쪽으로 줄 모양의 시반 소실을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부검시 사진에서 그 소실선이 우측 대퇴부의 앞부분까지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것을 제외하면 전면에는 시반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소견들을 기초로 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1) 1995년 6월 12일 오전 11시 30분에 시반이 최고조에 달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듭니다. 2) 1995년 6월 13일 부검시 시반은 완전히 이동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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