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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분석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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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법의학 지식 사람 잡을라 |
뉴스메이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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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일지 |
89/11 |
이도행씨와 최모씨 결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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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ㅇ대 부속병원 레지던트 2년 차였고 부인 최씨는 ㅇ대 치과대학 3학년이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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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 |
이도행씨 군입대. 강릉에서 공중보건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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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5 |
딸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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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4 |
이도행씨 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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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6/12 |
이도행 외과의원 개원, 최씨와 딸 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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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 |
이도행씨 살인혐의로 구속, 은평 경찰서 조사후 영등포 구치소 수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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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2/23 |
1심에서 사형선고 이후 영등포 교도소로 이감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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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6/26 |
2심에서 무죄선고. 석방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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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11 |
대법원에서 파기돼 고법으로 사건 환송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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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 |
고법에서 재판 받는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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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법의학 지식 사람 잡을라 [99/9/23 뉴스메이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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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 놓고 국제 저명 법의학자들 검찰 주장 반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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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년간 두 차례나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오간 것도 모자라
세 번째 생사의 기로에 서야 하는 사람이 있다. 95년 6월 12일 발생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치과 의사 모녀 살인 사건의용의자 이도행씨다 1 심에서 사형, 2 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던 이씨가 목숨을 담보하는 재판부에 다시 서야 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98년 11월에 있었던 대법원 판결이다. 2 년 5 개월 동안 고심하던 대법원이 일반인의 예상을 깨고 항소심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낸 것이다 . " 유죄를 인정하려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이 들게 하는 엄격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과 달리 대법원은 "간접 증거가 범죄 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범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새로운 형사 판결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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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부 '무죄',대법원 '인정 못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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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사람의 생명을 두고 재판부의 입장이 극과 극을 달리는 배경에는 사법적 판단이외에 또 다른 원인이 있다. 바로 한국의 낮은 법의학 수준과 시스템이다. 이미 보도된 것처럼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의 경우 범행목격자나 자백, 범행도구 등 직접 증거는 단 하나도 없다. 따라서 그 동안 검찰과 변호인 사이 치열한 공방을 거듭했던 부분은 정황 증거, 그 중에서도 사망 시간이었다. 사건 당일 이씨가 7 시에 출근하는 것이 목격됐기 때문에 범행이 7시 이후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면 이씨가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검찰은 시신의 시강 (屍彊, 숨진 뒤 사체의 굳은 정도), 시반 (屍斑, 숨진 뒤 피가 아래 쪽으로 쏠리면서 피부에 생기는 멍 같은 흔적), 사체의 위 속에 남아있던 음식물 등을 들어 범행이 7 시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사체 감정 결과 사후 6~8 시간 후 나타나는 양측성 시반(앞 뒤 양쪽으로 사체를 장기간 뉘었을 때 남아있는시반)이 범행 당일인 12일 오전 11시 30분쯤 나타났고 사체의 굳은 정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위장의 내용물로 볼 때 부인과 딸이 아침식사를 하지 않아 오전 7 시 이전에 사망한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었다. 사형을 선고한 서울지법 서부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손용근 부장판사) 에서도 이를 증거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변호인 측의 반박자료로 제시한 국제 법의학자 등의 의견은 전혀 달랐다. 항소심의 무죄 판결은 변호인측 법의학 견해를 십분 반영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새로 재판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검찰과 변호인 단의 법의학적 공방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변호사 쪽의 손이 올라갈 확률이 높아졌다. 저명한 국제 법의학자들이 속속 합류하는 덕분이다. 올2월 , 이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형태 변호사는 국제 법의학회 회장인 버나드 나이트(BERNARD KNIGHT) 박사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나이트 박사는 사망 시간을 추정하는데 교과서처럼 쓰이는 <사망 초기 시기에 있어서의 사망 시각 추정>(1995)의 공동 저자이다. 나이트 박사는 김 변호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검찰 측이 주장하는 법의학적 증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그는 검찰에서 사망 시간을 추정하는 근거로 내세운 시반, 시강, 위 내용물은 한 마디로 사체의 사망 시간을 추정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믿지 못할 것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 세 가지 방법에 기초한 사망시간 추정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러한 추정은 현대 법의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나이트 박사에 따르면 두 사람의 사체가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똑 같은 이유로 사망해도 사체의 굳은 시간은 짧게는 2시간부터 길게는 1주일까지 차이를 보인다. 그것도 일반적인 환경이었을 때의 이야기다. 더구나 이번 사건처럼 사체가 따뜻한 욕조에 들어 있는 상황이라면 시강을 가지고 사망 시간을 추정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시반에 대해서도 "시반은 시강보다도 더 믿을 수 없으며 한 마디로 말한다면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이외에는 가치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시반도 시강과 마찬가지로 사체가 이동했을 때나 물에 담겨져 있으면 일반적인 경우와 전혀 다른 형태를 보인다고 부언했다. 시반의 이동 현상이 대개 사후 5~10시간 내에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검찰 측 법의학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나이트 박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반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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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 시강으로 사망 시각 추정은 무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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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위 내용물로 사망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그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시강이나 시반에 비해서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낡은 지식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한국 법의학자들은 여전히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위 내용물로 사망 시간을 추정하는 방법은 국제적으로 최근 수년 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방법"이라며 "검사 측에서 가벼운 식사가 1~2 시간, 중간 정도의 식사가 3~4 시간, 많은 양의 식사가 4~6 시간 위에 머문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우스운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도행(세바스티아노)을 생각하는 모임을 결성한 천주교 인권위원회 (이씨는 무죄가 선고돼 풀려난 직후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세례를 받았다)는 나이트 박사 외에도 세계적인 법의학 전문가를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스위스 로잔느 대학 법의학 연구소 교수인 토마스 크롬페쳐(THOMAS KROMPECHER.시강과 시반 전문가)박사와 스코틀랜드 던디대학 법의학부 교수인 데릭 파운드(DERRICK POUND.위 음식물 전문가)등이다. 이러한 변호인 측 공세가 검찰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은 분명해 보인다."초동 수사가 거의 완벽했다"는 검찰의 주장이 무색하게도 실제 수사 초동 단계에선 법의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사체의 체온 측정조차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정빈. 황적준씨 등 법의학자들이 사진만으로 시신을 관찰한 채 법의학적 소견을 제출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식으로 수사가 진행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원인은 시스템의 문제였다. 검찰은 외국처럼 검시 제도가 확립돼 있지 않아 발생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하지만 만약 사건 초기 일급 법의학자가 참여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도 있었다. 방송 중인 외화 'X 파일'에서 볼 수 있듯 법의관이 수사에 직접 참여하는 미국 등과 달리 한국에선 법의학자와 수사기관의 공조가 원할 하지 않다. 현장 조사는 경찰의 몫이고 부검은 법의학자의 몫이라는 이분법의 지배한다. 결국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법의학적인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처럼 미궁에 빠지는 사건은 잇따르고 억울한 피해자도 양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이상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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